23년 1월 1일로 33살이 된, 빠른 년생으로 34살이 되버린 나.

30살이 넘어가고 나서 부터는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그 만큼 난 많이 늙었고,많이 변했고 또 많이 지친 것 같다.

20살이 되면 어른이 된거라 풋풋하게 생각했던 때가

난 아직도 이렇게 생생한데

시간은 왜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버린 걸까

다시 만나고 싶은 나에게라는 주제를 봤을 때

다시 만나고 싶다라는 말이 

다시 돌아가고 싶은 이라고 보였던 건 왜 일까

어쩌면 나에겐 같은 말일지 모르겠다.

요즘따라 20대 초반의 내가 많이 생각나고 그리웠는데

이렇게 기억보관소라는 이벤트?가 생겨서 매우 반가운건 사실이다.

내가 다시 만나고 싶은 건 20대 초반의 나.

내가 다시 돌아가고 싶은 것도 20대 초반.

그 때의 나는, 철이 없어 그저 마냥 신났었고

남들보다 조금 앞서 좋은 직위에 있는게 그저 행복했고

또 엄청나게 당당했으며 당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불킥 할 일들도 많았지만

그만큼 내가 당당하고 예뻤던 순간이 있었을까 싶다.

그 때의 나는,엄청 자유로웠다.

자고싶으면 하루종일 뒹굴거리며 잘 수 있었고

어딘가 가고싶으면 즉흥적으로 바로 갈 수 있었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않고 살아가는게, 

당연하게 여기고 살았는데

지금의 나는 하고싶은 일들도, 하고싶지않은 일 들도

소소한 낮잠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그 때의 나는,자존감이 매우 높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들이 봤을 때는 싸가지없다,사납다,기 쎄다 

그런 식으로 나를 봤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아닌 걸 아니라고 할 수 있고,맞는 걸 맞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 또한 자존감이 높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나의 실수로 인해

oo와이프는 좀 이상해~라는 말을 들을 까봐

oo엄마는 유별나더라~라는 말을 들을 까봐

더 눈치보게 되고 또 행동을 조심하게 되다보니

내가, 내가 아닌 기분이 많이 든다.

지금은 누군가의 아내로,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는게

더 먼저인 것같아 좋기도 하지만 슬프기도 하다.

든든한 울타리가 생겨서 너무 좋고 든든하면서도

답답한 기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런 기분을 누군가에 털어놓을 때면

대부분 비슷한 대답으로 돌아온다.

결혼한 사람은~ 애 엄마들은~ 다 그렇게 살아

그래도 너는 남편 잘 만났잖아~나는 ~~어찌고 저찌고

결국 자기 불만으로 끝나는 말들이 듣기 싫어

언젠가 부터는 내 기분을 애써 꺼내서 말하지 않게 되었다.

처음엔 아 그렇구나,그 들에 비해 나는 행복한 거구나 라는

남의 불행을 가지고 나를 위로 하며 살아왔는데

더 이상 타인의 불행이 나에게 위로가 되지않는다.

남들이 불행하다고 내가 행복한 건 아니니깐.

다시 만날 수 없는 나의 20대.

나의 당당함이 매우 그리운 요즘.

나의 자존감이 바닥친 요즘.

그러기에 요즘 절실히

다시 만나고 싶은 당당한 내 모습!

나에게 반짝반짝한 순간들이

아직 남아있길 바라며!

모든 엄마들에게도

반짝반짝한 순간들이 남아 있길 바라며!

또 10년후,나의 30대 초반이 그리워질

40대 초반을 생각하며!

오늘도 파이팅! 힘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