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남편이 퇴직을 선언했던 날이었던가요? 머리로는 그의 퇴직이, 7년 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그가 버텨냈던 힘듦의 무게가 이해가 되고 응원해주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현실적인 걱정이 앞섰죠. 앞으로 함께 살아갈 미래에 대한 막막한 고민에 빠져 허우적대던 저에게 메이가 우당탕탕 주문을 알려줬었죠? 우당탕탕 캐드의 퇴사대소동이라고 부르며 무거운 마음을 한결 덜어내보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메이와 저는 제 남편을 캐드라고 부른답니다.)

당시만 해도 그의 퇴사는 다시 직장을 구할 때까지 우리 두 식구가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이 곳을 떠나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할 수 있을 지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한 답답함이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래, 그 때 퇴사안했으면 어쩔 뻔 했어.’라고 말할 가벼운 추억이 되었네요. 메이도 살다보면 이런 날이 있겠죠? 생각했던대로 살아지지 않는 날 말이에요. 얼마 전 읽고는 마음에 남겨두어야지 했던 글이 있어요. 우당탕탕 주문을 알려준 메이에게 보답하는 거예요! (웃음)

‘인생은 원래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진 땅을 밟아보지 않는 인생은 없고 많이 실망하고 많이 상처 받은 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성숙기에 들어선다.’

저에게 어떤 주문이 있느냐고 물어봤었죠. 메이의 답장을 읽을 때에는 나에게 그런 주문이 있었던가? 했었지만 돌이켜 보니 저에게도 그런 주문들이 있더라구요.

‘살겠네, 살겠어!’ 

[몸이 피곤하고 힘들 때마다 “아이고 죽겠다, 이거 하느라 죽겠다.”했더니 올리부 상무님이 “살겠다, 살겠다”라고 말하라신다. “커피 마시니 살겠다. 바깥바람 쐬니까 살겠다!” 말의 에너지를 믿으며, 오늘도 ‘살겠다!’를 외쳐본다.]

“아이고~ 죽겠네, 죽겠어!”하고 말하는 게 습관인 저여서 마음에 품어야겠다며 책 한 쪽을 찍어두었어요. 메이도 우당탕탕 주문을 외우는 것도 말이 갖는 에너지를 믿기 때문이겠죠? 가끔씩 이렇게 찍어둔 책의 한 페이지를 읽을때면 소리내어 “살겠네~ 살겠어!” 말하곤 해요. 내가 내뱉는 말이 나의 기분을 물들이고, 나의 모든 것을 예쁘게 물들여주길 바라면서요.

그러고 보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에너지가 가득한 것들이 참 많은 것 같지 않나요? 말 한 마디와 사소한 생각이 전염성이 강한 에너지를 뿜고 있는 것처럼요. 

요즘 저는 ‘함께’ 를 통해 좋은 에너지를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원래 저는 혼자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혼자 글을 쓰고, 혼자 콘텐츠를 만들고, 혼자 기획을 해서 모두에게 짠-하고 보여주는 것에 기쁨을 느꼈었죠. 그래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기보다는 혼자만의 영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메이도 알죠? 퇴근 후 사람들과의 대화를 피해 홀로 이어폰을 낀 채 지하철을 타고 사라지던 저를요. (웃음)

그런데 마더스올에 와서 내가 만든 기획의 뼈대에 메이가, 지오가, 엘리가 붙인 살들로 더 완벽해지는 것을 보며, 혹은 내가 남긴 이야기에 올맘님들의 따뜻한 댓글들이 달리는 것을 보며 함께하는 것이 주는 색다른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얼마 전 같이 밥 먹으며 나누었던 대화 기억나나요? 지난 1년 가장 고마웠던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었잖아요. 그 때는 민망해서 말하지 못했지만 저는 메이였어요. 지난 1년 저에게 가장 많은 함께의 모먼트를 알려준 사람이 메이거든요.

혼자 일하고 싶어하던 나에게 협업을 제안해준 사람도, 퇴근 후 그럴 듯한 취미가 없던 나에게 글쓰기 모임을 제안해준 사람도, 좋은 책이 있으면 함께 읽자고 소개해준 사람도 모두 메이였어요.

문득 궁금해지네요. 메이에게는 지난 1년 동안 마음에 남는 함께의 모먼트가 있었나요?

From. 메이의 함께의 모먼트가 궁금한 써니로부터.

매주 수요일 써니와 메이가 주고 받는 편지가 한 편씩 연재됩니다.

Brand Manager  I  May

💬꽃을 건넨 사람의 손에는 향기가 남는다. 

삶도 마음도 쓰는 게 좋은 사람. 순간의 아름다움을 붙잡고 싶어 글을 씁니다. 5년째 마더스올의 브랜드팀을 리드하고 있어요. 이 곳에서 저는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잇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Brand Manager  I  Sunny

💬일상이 모여 행복이 된다.

이야기를 찾고 이야기를 담는 게 좋은 사람. 진심을 실어보내고 싶어 글을 씁니다. 4년 전 마더스올에 입사해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이 곳에서 저는 올맘님들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고 브랜드의 진심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