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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더스올의 메이에요. 저는 이 곳에서 5년째 브랜드를 꾸려 나가는 일을 하고 있어요.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수 년간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올맘님들도 참 많아졌지요. 아이 영양제라는 제품을 매개로 만난 사이이지만 올맘님들이 주시는 마음들이 어찌나 다정하고 따뜻한 지, 몇 년째 그런 마음들을 마주하고 있으니 저를 비롯한 마더스올 식구들의 마음의 모서리가 한결 둥글어지는 걸 느낀답니다 :)

올해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품이나 브랜드가 주인공 같아 보이지만 사실 진짜 주인공은 마더스올을 꾸려 나가는 우리들과 올맘님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요. 이런 생각은 마더스올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더 깊은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바램으로 이어져요. [주간집들이] 라는 소식지를 매 주 발간하기도 하고 마음의 울림을 주었던 책을 편지와 함께 선물하는 [마더스올 서재], 마더스올의 일상을 그려낸 [올피스라이프툰] 등으로 사적인 마음들을 더 많이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혹시 눈치 채셨을까요? :)

첫 번째 마더스올 서재 큐레이터 써니의 [호호호] 에 이어 두 번째 큐레이터인 메이가 소개할 책은 [윤시 아야] 라는 책이에요. 아빠의 사진과 엄마의 글로 두 아이들의 일상을 담아낸 사진집이랍니다. 사실 마더스올 서재를 기획할 때 육아와 관련된 책은 소개하지 말자는 저희만의 합의가 있었어요. 엄마와 아이의 수 만큼이나 다양한 육아의 모습이 존재하는데 자칫 정답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육아서가 혹시나 불편한 감정을 드릴까봐요. 그런 이유로 육아서를 포함해 육아와 관련된 책은 아예 피하자고 했었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야기를 하자면 잠깐 시계바늘을 한 달 전으로 돌려야 할 것 같아요. 유채꽃이 만연한 지난 4월, 근속 5주년을 맞아 써니와 함께 제주로 리프레쉬 휴가를 떠났어요. 제주에 갈 때면 항상 들르는 저만의 참새 방앗간 같은 곳이 있는데요. 서귀포의 ‘풀베개’ 라는 카페 에요. 그 곳의 마당에 앉아 있을 때면 꼭 시골 할머니집에 온 듯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드립 커피도 훌륭하지만 그 곳에서만 파는 귤 아이스티가 너무 맛있어서 2가지 중 1개를 고르지 못해 항상 욕심스레 두 잔을 시켜 번갈아 홀짝홀짝 마시며 행복해하곤 한답니다.

이번 여행도 어김없이 풀베개에 들러 사람은 둘, 음료는 네 잔을 주문한 후 넉넉해진 마음으로 그 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무 밑 벤치 자리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느끼고 있을 때 였어요. 세, 네 살쯤 되었으려나?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한 꼬맹이가 다가오더라고요. 낯을 가리지 않고 모르는 이모에게 살포시 머리를 기대는 모습이, 공주 신발을 신은 걸 자랑하고 싶어 자꾸만 저희에게 발을 내밀며 보여주던 수줍은 듯 샐쭉한 표정이 참 귀여워서 말을 걸고만 싶었던 것 같아요.

자신을 백설공주라 칭하는 공주님과 귀여운 대화를 나누다 돌아갈 무렵 카페 매대에 놓인 한 사진집이 눈에 들어왔어요. 사실 저는 평소에 사진집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글을 좋아하기에 사진집은 상대적으로 글이 적다는 이유로 구입해본 적이 없었죠. 헌데 무심코 들여다 본 사진집 표지 속 아이가 아까 봤던 그 귀여운 꼬맹이를 참 많이 닮았더라고요. 한 번 더 들여다보니 사진집 이름이 그 아이의 이름이었어요. 반가운 마음 반, 귀여운 꼬맹이와의 추억을 기념하는 마음 반으로 사진집 1권을 구입했죠.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던 중 조금만 미리 들여다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는데 묵직하기도, 따스하기도, 울컥하기도 한 사진과 글을 보며 홀린듯 그 자리에서 책을 읽어내려 갔어요. 특히나 이 대목에서 한참이나 시선과 마음이 멈췄답니다.

“아이를 가질 것인가. 혹 아이를 가졌는가. 태어난 아이를 기르는 일이 벅찬가. 정신없이 기르느라 나를 잃어가는 것 같아 우울한가. 나를 찾기 위해 시작한 일로 소홀해진 듯한 아이에게 미안한가. 그러다 어느새 자란 아이가 대견하고 짠한 마음으로 보아지는가. 완전한 엄마는 없고, 우리는 모두 같은 마음이다.”

짧지만 묵직하게 압축된 저 대목을 보고 있으니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여러 장면들이 있더라고요. 종이 위에 가지런히 놓인 따뜻한 문장들이 참 많은 감정을 전하는 선물 같은 책이었답니다.책장을 덮을 때쯤 ‘아, 나만 보기 아까운 책이다. 이 책을 꼭 올맘님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고 생각했죠. 나만 먹기 아까울 정도로 맛있는 음식, 나만 보기 아까울 정도로 멋진 풍경, 나만 보기 아까울 정도로 좋은 책. 모두 소중한 이들을 떠올리게 하잖아요 :) 독립 출판물이라 온라인 구입처가 보이지 않아 카페로 돌아가 10권을 캐리어에 이고 지고 와야 하나 생각 할 정도로 진심이었네요.

아이와 저희가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도, 사진집을 제 돈 주고 사지 않던 제가 무심코 사진집을 들었던 것도, 책을 구입하기 위해 작가님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다 작가님이 제가 작년에 가고 싶어 문의 드렸던 숙소의 사장님과 동일인물 이라는 것도 신기한 우연의 연속이었어요. 이런 우연의 끝에서 올맘님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고 있네요 :)

이 책을 통해 낳고 기르는 시간 속에서 만나는 희로애락을 오롯이 느껴 보셨으면 좋겠어요.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지난하게 느껴지는 시간들도 지나고 보면 혹은 멀리서 보면 애틋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마더스올이 런칭한 후 나눠드렸던 엽서의 ‘힘들다 지친다 했더니 아이가 벌써 자랐다. 고맙다 예쁘다 할 것을’ 이라는 구절에 그토록 많은 올맘님들이 공감해 주셨으리라 생각해요.

책 속에 ‘진짜 소중한 것은 항상 옆에 두고 익숙해 하기보다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보기로 했다. 그것이 더 소중해지도록.’ 이라는 구절이 나와요. 익숙한 일상 속에서 마음이 오르락 내리락 할 때면, 이 구절을 떠올리며 한 발짝 떨어져 익숙해서 소중한 것들을 상기시켜보곤 한답니다. 지난한 육아의 일상에 지친 마음이 찾아왔을 때, 이 책이 위로와 더불어 일상을 이어갈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레터를 이만 마쳐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