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힘들 바에 다 같이 힘들자! 공동육아의 모토이다. 나 혼자 아이 두 명을 케어 할 때와는 달리 아이가 4~8명으로 늘어나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그만큼 어른의 수도 늘어나서 좋다. ‘어른’ 과 수다를 떨 수 있으니까! 수다의 힘이 어찌나 큰 지, 혼육아를 할 때 그렇게 더디게 흐르던 시계바늘도 공동육아를 할 때면 복작복작 빨리도 움직인다.

아이와 하루 종일 함께 있다 보면 아이에게 맞춰진 대화만 하게 된다. 목소리 톤도, 억양도, 단어선택도 아이에게 맞추다 보면 어느 순간 엄마는 방전- 그렇게 내내 아이들하고만 대화를 하다 어른과 함께 대화를 할 때면 신이 난다. 그렇지! 이게 바로 티키타카지! 게다가 함께 육아 전투를 하고 있는 육아 동지라면 부연 설명이 필요가 없다. 나의 고민이 곧 그들의 고민이고, 나의 행복이 곧 그들의 행복이니까. 그만큼 함께 육아를 한다는 공통분모가 가진 힘이 크다는 소리다. 함께 아이를 키우는 남편과의 대화도 소중하지만, 육아맘들과의 대화는 또 다른 면에서 소중하다. 부모로서의 고민도 중요하지만 엄마만의 고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육아동지와의 대화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공감이다. 부부의 대화에서는 고민에 대해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육아동지와의 대화는 그저 공감만으로도 100% 만족스럽다. 나의 힘듦이 나만의 힘듦이 아닌 것을 아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위안이 되며 다시 육아에 전념할 수 있는 새로운 힘이 솟아나는 것이다.

최근 우리 집 두 형제가 동시에 아파 격리 아닌 격리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육아동지가 몰래 커피와 간식을 가져다 주었다. 다른 육아동지는 아이 먹일 국과 반찬을 가져다 주기도 하고, 또 다른 육아동지는 코로나 격리 때 대신 약을 타다 주기도 했다. 우리는 친정이나 시댁에서 받아 온 채소들을 주고 받기도, 아이들 먹일 반찬을 소분하여 나누기도, 작아진 옷을 정리해 아이의 성장에 맞춰 바꿔 입히기도 한다. 하원 후 한 집에 모여 아이들 저녁과 목욕을 함께 해결할 때도 많다. 이 모든 것이 공동육아를 하며 쌓인 끈끈한 정이랄까.

한 동네에 육아를 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건 정말로 감사한 일이다. 처음 이사 왔을 땐, 첫째를 데리고 공원 한 바퀴 도는 게 전부였는데, 이제는 이 집 저 집 놀러 다닐 수도 있고 다 함께 공원 나들이를 갈 수도 있다. 덕분에 나도, 내 아이들도 외롭지 않아 감사하다. 덕분에 아이를 기르는 이 시간들이 한층 더 행복해졌고, 앞으로의 생활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공동육아의 울타리 속에서 더불어 사는 가치와 마음을 나누는 중이다.

동네 육아동지 외 나의 또 다른 육아동지는 고등학교 동창들이다. 신기하게도 같은 해에 아이를 낳게 되어 엄마도 친구, 아이들도 친구다. 사는 동네가 각자 멀어 자주 보지 못하지만, 횟수와는 상관 없이 그저 만나기만 해도 반갑고 신난다. 와중에 아이들까지 함께 키우니 얼마나 좋은 지! 고등학교 시절, “애 낳고도 보자” 며 무심코 지었던 “애보” 모임명이 14년 만에 정말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서 집이 아니라 키즈카페나, 식당, 커피숍을 함께 갈 수 있어 너무 재밌다. 아이들도 뱃속에서부터 친구였던 걸 아는지 오랜만에 봐도 어색해 하지 않고 잘 지낸다. 가장 자주 영상 통화를 하는 친구들이라 더 친근하게 느끼는지도. 

육아를 하며 느끼는 여러가지 힘듦과 외로움 중 육아 동지와의 만남만으로도 해소되는 것들이 의외로 많다. 내가 겪은 것들이 나 혼자만 겪은 게 아니라는 것, 모두가 함께 힘들다는 것, 그렇지만 모두가 행복하다는 것. 벌써 마더스올에서 육아 에세이지를 연재한 지도 7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댓글들을 보며 핸드폰 너머로 전해오는 위로와 공감을 얻었고, 이제 이 공간도 나의 공동육아의 한 구역처럼 느껴진다. 오늘보다 내일 더 힘찬 육아를 위해 우리는 모두 육아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 나의 육아 일상을 봐주고 있는 동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이 곳도 저에게 소중한 장소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동안 저에게 많은 공감과 위로를 전해 주셔서 감사해요! 😊 내일도 모레도 우리 함께 파이팅해요!

객원 에디터  I  Yulia

꾸럭미 넘치는 24개월 1호와 5개월 차 ����이 2호, 10살 호두(개) 어르신을 돌보며 애개육아를 하고 있어요. 육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을 배워가는 중이에요. 엄마가 되기 전엔 아이들에게 주산을 가르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