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의시시콜콜 

어린 시절, 첫 요리였던 라면끓이기에 성공하고 자신감을 얻은 저는 더 큰 목표에 도전하게 되었답니다. 바로 계란프라이예요. 라면끓이기만큼 쉬운 요리지만, 기름을 쓴다는 점 때문에 계란프라이는 저에게 너무나도 멀고 무서운 요리였어요. 계란껍질이 빠지지 않게 잘 깨넣는 것도 대단한 기술이 필요해 보였구요. 완숙, 반숙 계란프라이에 이어 스크램블 에그까지 성공한 어린이는 직접 완성한 계란요리 하나만으로 멋진 한 끼 식사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운명처럼 이 음식을 만나고야 말았지요. 바로 간장계란밥이에요. 좋아하는 그릇에 갓 지은 밥을 소복하게 담아내고,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반숙 계란프라이를 그 위에 올려줍니다. 그리고 간장 한 스푼 쪼르륵, 참기름도 한 바퀴 둘러주고요. 설레는 마음으로 통통한 노른자를 숟가락으로 푹 찌르면 톡 하고 흘러내리는 노오란 노른자가 어찌나 고소한지요. 맛있게 비벼주면 어느새 한 끼 뚝딱이랍니다.

#메이의시시콜콜

후추맛이 강렬한 신천떡볶이부터 진한 고추장 베이스의 부산떡볶이, 스트레스 받은 날이면 꼭 떠오르는 엽기떡볶이까지. 세상엔 왜 이렇게 맛있는 떡볶이들이 많은지! 언제부터 이렇게 떡볶이를 좋아했냐구요? 아마 시간을 거슬러 막 중학교에 입학하던 시절 신천떡볶이를 만나고부터인 것 같아요.

강렬한 후추맛의 개성가득한 신천떡볶이를 처음 접했을 땐 맛있다는 생각보다는 신기한 맛이네, 헉! 정말 맵다고 생각했죠. 습-습 거리면서도 끝까지 포크를 놓지 않게 하는 중독성이 있었고 이내 그 요상한 떡볶이에 푹 빠져버렸답니다. 일찍 하교하는 날이면 친구들 중 누군가는 꼭 "우리 마치고 신천갈래?" 라며 운을 띄웠고 그렇게 우르르 몰려가 한 상 크게 차려놓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떡볶이를 수도 없이 먹었더랬죠. 그 중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야자 하기 전 신천떡볶이를 먹으러 튀어나가고, 이제는 교복을 입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여전히 신천떡볶이를 배달시켜먹는 어른이 되었어요. 객관적으로 맛있는 맛은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생각이 나요.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깔깔거리던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워서일까요?

#써니의시시콜콜

초등학생 시절, 제가 살던 곳에 롯데리아가 생겼어요. 그 때만해도 긴 줄을 기다려 사야했던 가게였는데, 어렸던 써니는 그 곳에서 치킨버거를 맛보고 반해버린 거에요. 그 날 이후 아빠의 퇴근 시간에 맞춰 자주 전화를 걸었고 치킨버거를 주문했죠. 그렇게 부푼 마음으로 아빠에게 전화하는 날이면 단 한 번도 잊지 않고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려 치킨버거를 받아들고 오셨어요.

아빠도 빠듯한 하루 속 피곤이 밀물처럼 들어차는 날도 있었겠죠. 집으로 돌아와 말없이 눕고 싶었을만큼요. 그 때는 몰랐어요. 그럼에도 딸의 목소리에 기꺼이 발걸음을 멈추어 주던, 표현하지 못할 큰 마음이 담긴 값진 음식이라는 것을요.

#엘리의시시콜콜

어릴 적, 저녁 시간이 되면 저는 늘 요리를 하는 엄마 옆에 붙어 있었어요. 요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작은 손이 귀찮았을 법도 한데 엄마는 저녁을 만드는 과정에 저를 곧잘 참여시켜 주시곤 했지요. 부침개는 어린 엘리가 엄마와 함께 처음 불 앞에 서서 만들었던 요리에요. 재료를 준비하고, 반죽을 만들고, 뜨거운 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만들어 내는 바삭하고 고소한 부침개! 작은 키 탓에 의자에 올라가 스스로 만들어 보겠다며 끙끙댔던 기억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지금은 엄마의 도움 없이도 뚝딱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까지도 부침개만 보면 모녀가 함께 복작이며 저녁을 준비하던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아요.

🍳여러분의 추억이 담긴 음식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