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동시에 인천으로 올라오게 되면서 완벽한 독립을 했다고 생각했어
“내가 꾸려야 할 내 삶”이 주는 설레임에 빠져서 내가 떠난 엄마의 시간을 살피지 못했어
동생의 입대 초반에도 힘들어했던 여린 엄마였는데 결혼으로 아예 분리 된 생활을 시작한 날 보는 엄마의 감정은 어땠을까

우연찮게 아빠의 일때문에 나의 신혼집에서 다시 시작 된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삶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왔다는 반가움에 예정일을 4일이나 당겨서 태어나버린 베리
그렇게 엄마의 계획에는 없었을 황혼 육아를 시작하게 만들어버렸지🥲

엄마가 처음이면서도 나와 동생을 키워 낸 엄마의 의견과 부딪혀서 다툼아닌 다툼도 하고 호르몬 조절이 안 돼서 산후 우울감에 젖어 멍때리고 있는 시간이 많아진 나와 어설픈 초보 엄마 때문에 낯선 세상에 나와서 더 힘들었을 우리 베리까지 다잡아주고 챙겨주는 건 엄마였어
이건 내가 죽을 때까지 기억하고 생각하면 눈물이 날거야
둘째를 출산 했을 때도 내 곁에 있었던 엄마 :)

14개월까지 같이 키워주고 아빠의 은퇴로 본가에 내려가서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전화를 걸어서 밥은 챙겼는지 몸은 어떤지 내 걱정부터 해주는 엄마 생각에 오늘도 찔끔 울었어

마음대로 안 되는 두 똥깡아지들 덕에 멘탈이 탈탈 털리는데 엄마는 손주들은 물론 말 안 듣는 딸까지 더해져서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같이 사는 동안 좋은 거 편한 거 못해줘서 미안해
똥깡아지들 잘 키우고 있다가 이번 달 말에 내려갈게

고맙고 사랑해 그리고 늘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