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나도 나이를먹어 어느새 40이 되었다.
비교적 결혼과 출산이 빠르셨던 부모님이어서 내 또래 친구들보다
우리엄마, 아빠는 나이가 적었다.
그리고 부모님과의 사이가 너무좋아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곤 했다.

어릴적 친구들이 너네 엄마 아빠는 몇살이셔?
하고 물으면 우리 엄마 아빠는 ~ 하면서 대답했던 그나이.
이제 내가 그나이가 되어있다.

내가 나이를 먹은만큼 우리 엄마,아빠도 점점 늙어가고 계셨고.
어느덧 우리 엄마,아빠 연세가 올해 몇이지?하고생각하면 연세가 많아진 우리 부모님
생각에 너무 속상하고, 가슴 아프고 , 사실 가장 큰 생각은 무.섭.다.

우리 엄마,아빠가 나이를먹고 점점 아픈곳도 많아지고.. 한해,한해, 많아지는 주름을 볼때..
이별이 오는날을 상상해보다가 이내 고개를 저으며 안돼,안돼..한다.

어릴때부터 장난처럼하던말이 있다.
난 우리엄마아빠랑 행복하게 살다가 같이 죽을거야.
전쟁이 날때 멀리있어도 엄마아빠한테 죽어라 올거야.그래서 엄마 아빠 품에서 같이
죽을거야

엄마,아빠가 없는곳이 지옥이지 엄마아빠와 함께 죽는건 하나도 무섭지 않을 정도였다.

엄마,아빠와의 이별은 생각만해도 눈물이 왈칵나고 나에겐 말도안되는 일이고..
상상하기도싫고 끔찍하고 겁난다.무섭다.

근데 이젠 나도 나를보면서 저렇게 생각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가 생겼다.

사실 아이를 낳고 친정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지금도 또한 우리 둘째를 키워주고
계신다
그래서 난 친정엄마의 도움받지 못하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볼때 안쓰러웠다.
그리고 나의 딸들을 나보다 더 사랑해주고 예뻐해주며 행복함을 느끼시는 엄마.아빠를 보며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엄마가 되겠노라 다짐했다.
그리고 내아이들이 아기를 낳고 친정엄마의 도움이 필요할때 기꺼이 우리 엄마가 나에게
해준것처럼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해주겠노라고.

부모는 아이의 우주이다.
나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 내아이도 내가 너의 우주겠지.

내가 없어지면 너의 우주도 없어지면 안되니깐 이젠 우리 엄마 아빠와 한날 한시에 같이
죽겠다고 한 내 어릴적 다짐은 추억으로만 남겨보려한다.
물론 우리 엄마,아빠가 너무 건강하게 오래 사셔서 내가 모든 다짐을 다 이룬다면 같이
죽어도좋다.

난 요즘 매일 매일 자기전에 기도를 한다.

우리 엄마,아빠 .. 내 우주..
정말 사시는날까지 아프지않고. 나쁜병 생기지 않고, 다치지않고..
부디 건강하시기를..

정말정말 사랑합니다.